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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일등일 순 없잖아.

s.uuhan 2020. 4. 22. 21:30

교내 영어말하기대회에서 일등을 했다.

재단이 주최하는 영어말하기대회에 나가게 됐다.

거기서도 일등을 했다.

 

덕분에 서울시 영어말하기대회에 나가게 됐다.

그리고 꼴등을 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혼자 울었다.

 

스물 네쪽짜리 자소서에

서울시 영어말하기대회 얘긴 없다.

일등이라는게 이렇게 무의미하고 비참한 건데.

그땐 몰랐다.

 


 

초등학교 적 가장 동경했던 사람이

7막 7장을 쓴 홍정욱이었다.

미국, 하버드, 학생회장을 꿈꿨다.

 

커가면서 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소리였나 깨달았지만

그럴수록 고개는 더 높은 곳을 향해만 갔다.

나이 마흔 전에 천억을 모으고 말거야.

좀 더 빠르게 더 많은 걸 이루고 싶어했다.

 


 

물론 극단의 목표의식이 때론

강한 동기부여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때가 많다.

 

지금의 내가 갖춘 이 연약한 단단함은

일등을 향한 강한 욕망들이 모여 생긴 것이 맞고.

(그래서) 지금 방식대로의 성취가

뿌듯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다만 가끔은

스스로를 갉아먹을 때가 생긴다.

남 눈칠 너무 본다든가,

조급함에 이것도 저것도 다 놓친다든가.

눈 앞의 달콤함에 못 견뎌

그동안 간직해온 걸 일순간에 놓쳐버린다든가.

 

그간 쌓아온 모든 좋은 것들을 지켜가면서

지금이 아니면 가질 수 없는 감정에도

욕심을 내보기도 해야지.

 

항상 앞서갈 필요는 없어.

가진 것에 감사하고,

하고 있는 것에 충실하면 돼.

무식하게 가려하지 말고

영리하게 사는거야.

 


 

[ 이것만 가지면 충분하다 ]

탄탄한 몸매, 깔끔한 외모, 건강한 육체.

행복한 관계. 가족, 여자친구, 친구.

꾸준함, 끈기, 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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