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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MBTI 때문에 달리기 시작했다.

s.uuhan 2020. 4. 22. 22:53

(따지고보면) 난 MBTI 때문에 달리기 시작했다. ENTP. 실행력 제로 개노답 삼형제 중 한 명이다. 말만 번지르르 라는 표현이 (내가 보기에도) 딱 알맞다. 일할 때 실행력이 약점으로 꼽혔다. 학회에서도, 일상에서도 비슷한 피드백을 종종 받았다. 실행력이 부족하면 대개 끈기도 부족하다는데, 마침 내 트레이드 마크가 작심삼일이다. 심지어는 관계에 있어서도 작심삼일 일 때가 있다. 이건 정말 나쁜 습관인데.

 

 

MBTI 개노답 삼형제...윽

 

그동안은 애써 외면 -사실상 부정- 해왔다. (이것도 ENTP 특) 그런데 과학적으로 검증된 검사가 “너는 꾸준함이 없다”며 팩트를 꽂아버리니 기분이 팍 상했다. 시간 차를 두고 세 번을 했는데도 똑같이 ENTP가 나왔다. 성장(행복)하려면 인정해야만 했다.

 

괜히 기분좋게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이 약점만 극복하면 퍼펙트해질거야, ENTP는 강점도 명확하니까. 그런 자신감은 (조금이지만) 있었다. 그래서 달리기 시작했다.

 


 

‘많이’보다는 ‘자주’ 뛰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냥 한 생각은 아니고. <나는 습관을 바꾸기로 했다> 를 쓴 사사키 후미오가 강조한 부분이다. (이 책 추천. 좋음) 우린 양치를 주에 몇 번, 이런식으로 정해두고 하지 않는다. 당연히 (매일) 하는 것. 그래야 습관이다. 내 의지만 믿어선 꾸준하기 어렵다 생각했다. 지금껏 실패했으면 다른 식으로 접근할 줄 알아야 했다. 의식해서 뛰러 나가는게 아니라 습관처럼 뛰러 나가게 되길 바라며, 자주 뛰려 노력했다. 주 3회 헬스를 하고 나면 남는 4일. 이 중 3일은 뛰어야지 맘 먹고, 그렇게 월수금 아침 7시 뛰러 나갔다.

 

 

 

그러고 보자니 이제 딱 10번 뛰었는데 주차로는 벌써 4주차에 접어들었다. 한 달이라니, 이건 대놓고 기쁘다. 인스타를 열심히 활용한 것도 한 몫 했다.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주어지면 그래도 꽤 해내는 편이었다. 다만 그런 환경이 스무살 이후로 한 번을 안 생겼기에 아무런 노력이 없었다 뿐. 인스타 스토리에 올리면 쪽팔려서라도 계속 달리지 않을까 생각했다. “저래놓고 며칠 하다가 안하겠지.” 누군간 이렇게 생각할거라며, 그런 사람들한테 보여주자며, 굉장히 찌질한 다짐에서 출발했다. 결과적으론 효과 있었다. DM으로 응원해준 친구들 덕분에 예상치 못한 동기부여를 얻기도 했다.


 

5.47에서 4.38까지 페이스가 앞당겨졌다. 당분간 떨어질 일만 남았다. (악 쓰고 해서 저정도였다. 이러면 자주 못한다. 좀 천천히 뛰어야..) 그러나 목표는 대담하게도 4.00 페이스로 3km를 뛰는 것. 이젠 아예 글까지 싸질러버렸으니 사고가 터지지 않는 한 무조건 달려야 한다. 모레에 또 뛰러 나간다. 찬호가 붙어서 잔뜩 긴장 중이다.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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