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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노마더

우린 때때로 과정에 필요 이상의 의미부여를 하곤 하는데, “(그래도) 과정에서 배운게 있었잖아”같은 말들이 대표적이다. 틀린 말도 아니긴 하다만. ‘그냥 여차저차 살다보면 뭐라도 배우게 되겠지’식으로 생각해 버리게 되기 딱 좋은 말이기도 하다. 일한지 6개월 쯤 됐을 때였다. 팀장은 내게 그간 팀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들을 타임라인 순으로 정리해보라 했다. 2주가 걸렸는데, 끝내 제대로 마무리 짓지를 못했다. 이곳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이미 충분히 의미있을 거라는 착각… ‘그래서 당신은 이 서비스의 발전에 어떤 결과들로 기여했습니까?’ 이 질문을 두고 마인드맵을 그리는데 한 칸을 채우기가 어려웠다. (쓰고보니 되게 잡일 같았달까…) 그 때 불현듯 느꼈던 것 같다. 이대로라면 면접에서든 자소서에서든 내 경력..

퇴사하기 전 내가 쓴 기획서가 몇 개나 되나 쓱 훑어봤다. 대략 50개는 넘어보였다. 아마 자잘하게 쓰고 지운 것까지 포함하면 100개도 넘을 거다. 1년동안 100개. 이틀에 하나 꼴로 썼다. 그러고보니 좋은 기획서란 뭔지, 어떤 꼴의 장표가 탁월한지 감이 좀 잡혔다. 불필요한 말이 적은 장표가 가장 좋은 장표다. 문장 하나하나 다 의미가 있어야 베스트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 누구나 할 수 있는 말, 이전 장표에서 이미 한 번 언급한 말은 하면 오히려 마이너스다. 장표의 신뢰도를 떨어트린다. 고수들이 요긴하게 쓰는 스킬이 하나 있는데, “중요한 건 A가 아니라 B”식으로 말하는 거다. A와 B 모두를 짚는게 포인트다. 듣는이가 일반적으로 알고있던 1) 배경지식을 부수면서 2) 이목을 집중시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