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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리뷰 ㅣ (이방인을) 감싸는 척... 하는 사람들 본문
큰아빠의 장례식이 있던 날이었다.
친구들은 단톡방에서 새벽 스키장을 모의하고 있었다.
집에 가고 싶었다. 음 그러니까 정확히는 스키장에 가고 싶었다.
내겐 장례가. 죽음이 딱 그만치였던거다.
"오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어쩌면 어제였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또 한 번의 일요일이 지나갔고, 어머니의 장례식도 끝이 났으며, 직장도 다시 나갈 것이고, 결국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나는 생각했다."
"물론 나는 어머니를 사랑했다. 그러나 그런 것은 아무 의미도 없다. 건전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조금쯤 바랐던 일이 있을 것이다. (중략) 어머니 장례식 날, 나는 너무 피곤해서 졸리기까지 했다. 그래서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내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머니가 죽지 않았으면 좋았겠다는 사실뿐이었다."
집에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난 누가 죽어야 슬퍼할까.
가장 가능성이 높은건 아무래도 할머니시려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왔다.
친구의 아버지가 누운 관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땐 울었다. 왜 울었는진 잘 모르겠다.
울어야 될 거 같아서 운 것 같진 않았는데.
그렇다고 슬펐던 것도 아녔던 것 같다.
집에 돌아와선 아무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
영화에서 복수극을 비출 때마다
당연하겠거니 생각은 하면서 봤지만
정말 당연한건가 싶기도 하다.
사랑하는 사람이 누군가에 의해 죽었고
주인공은 죽인 이를 찾아 죽을 힘을 다해 죽이려 든다.
그래서 나도... 그래야 하는 건가... 난 그럴 수 있을까...
고민은 해보지만
경험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모르는거니까... 쉽게 말할 수가 없다.
총을 쐈다는 걸 빼면 난 정말 뫼르소처럼 생각할 때가
많다 생각했다.
물론 사람들은 뫼르소 같은 사람을
좋아하진 않는다.
이성적으론 이해한다지만,
상주가 크게 떠들며 웃어댄다면
미친놈이라며 흉 본다니까.
나라도 그런 뫼르손 싫을 것 같다.
근데 난 혼자 있을 때면
꽤 자주 뫼르소가 되어버린다. 그게 걸린다.
최선을 다해 살라고 까뮈가 말하고 있다지만
진짜 까뮈가 그렇게 말하고 있는건진 모르겠다.
그럼에도 최선을 다한다는건 되게 뭐랄까... 좋은 말은 아니다.
하여튼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되는 걸까.
이방인으로서 세상을 때론 등지고
언제나 내가 옳다고 믿으며 (그렇다고 누굴 그르다 하는건 아니지만)
그저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런대로 의미가 있다 위로하며
난 적어도 총은 쏘지 않을테니 괜찮다
그렇게 위안을 할 뿐이다.
나는 꽤 작은 섬의 이방인이어서
다행이라 생각할 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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